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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경제

[책]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 공급과잉 시대에 사랑받는 방법

오랜만에 고른 디자인 관련 책. 

책은 좋았는데 구매 전에 저자 소개 보고 약간 민망쓰. 

 

대한민국 최고의 비주얼 전락가 

죽어가는 곳도 살리는 '미다스의 손'

이라고 불리시며 27년 동안 수많은 가게와 기업들을 컨설팅해오셨다고. 

 

일하는 분야에서 인정 받고, 책도 쓰시고, 강연도 하시는 훌륭한 분이다. 

그러나 '최고'라든지 '죽어가는 곳'을 살린다라든지 '최초의' 등의 소개가 처음 책을 접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거창한 것이다. 글을 쓰면서 최상급으로 표현하는 것을 극도로 피하려는 나에게는 출판사에서(였는지...) 이 저자를 어떻게든 높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약간 간질간질했달까. 껄껄 100년 이상 오래도록 사랑받는 다양한 예시들을 책에 넣으셨는데 그런 회사나 브랜드에서는 그러지 않았던 거 같은데...ㅎㅎㅎ 책을 사기 전에 저자 소개도 읽어보는 나에게는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이었다. 이런 표현은 약간 부끄럽자나용~ 

 

하여간 VMD가 경제경영 전반에서 인사이트를 주는 책을 낸다는 건 고무적이다. 너무나 좋은 일이고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면 좋다. 특히 소규모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일수록 더 똑똑해지고 더 민감해져야 한다. 한국에서 자영업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일이니. 

 

결국 관통하는 메시지는 기억에 남는 비주얼을 만들라는 것인데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매장과 관련된 업종이라면 여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애플이 깔끔하고 예쁜 애플스토어를 통해 보여주는 비주얼은 분명 그들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설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것이 단지 시각적으로만 분석되지 않기를 바란다. 

 

책은 재미있었어요!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 책 속에서 

 

왜 그 카페만 오래 기억에 남을까

 

UC 버클릭 석좌교수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진단 방법' 

얼마나 알고 있느냐 (인지도)

얼마나 충성하느냐 (로열티)

얼마나 품질에 대해서 확신하느냐 (지각된 품질)

얼마나 많이 떠올리느냐 (연상 이미지)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는 데는 보편적이고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기억되고 싶으면 반복하고, 연결해야 한다. 1개가 1000개가 되어도 좋을 만큼, 보편성을 갖고 있고, 우리 매장의 콘셉트와 일치하며, 다른 요소들과 함께 반복되는가. 이런 기준을 갖고 선택된 것은 쉽게 흔들리지 않고 오래 유지된다. 

 

와튼 스쿨의 조나 버거 교수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내는 요소들의 공통점을 분석했다. 기쁨, 분노, 슬픔 등 여러 감정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입소문을 많이 내는 감정은 바로 '경외심'이었다. 인간은 자신을 능가하거나 압도적인 존재의 힘을 대면할 때 경외심을 느낀다. 대단한 것, 놀랄 만한 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든 맞지 않든 공유 욕구를 자극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전달하게 된다. 이 경외심을 가장 빨리 느끼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비주얼이다.  

 

토라야とらや는 500년이 되어가는 교토의 전통과자 브랜드이다. 그들에게는 어떤 비싼 보석 못지않게 소중하다. 보여주는 방식에 지극한 신경을 쓰게 된다. 매장 밖에서 제품이 전혀 안 보이는데, 도리어 사람들이 더 궁금해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라뒤레La Durée 파리 본점에 가면 프랑스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라뒤레 매장에는 조명이 거의 없다. 마치 박물관에 들어온 것처럼 어둡다. 음악도 나오지 않는다. 마치 보석상에서 보석을 고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지킬 때, 새로운 고객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일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복숭아에 대해 말하기' 

복숭아를 가지고 30초 안에 떠오르는 30가지를 써보는 것이다. 

'첫사랑' + '알레르기' = 복숭아는 첫사랑의 알레르기다 라는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다. 

서로 이질적인 것을 붙일수록 신선한 것이 나온다. 

'여기는 여유를 편집해서 파는 곳입니다'

'우리 회사는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곳입니다'

'나라 걱정보다 자식 걱정, 라애옥'

 

1. 우리는 어떤 곳입니까?

2. 우리 고객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3. 우리 고객은 무엇을 불편해합니까?

4.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5. 그 불편함을 해결하는,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요?

6. 앞으로 우리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나요? 

ex) 서점 '우리는 사람들이 책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곳이다'

 

26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 파버카스텔은 필기구 회사다. 오래가는 기업들의 놀라운 점은 자신들이 '지속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문구가 필수품이 아니라 기호품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고객의 영혼은 디테일에 머문다. 

 

빙그레 바나나우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주얼은 '형태'에 있는 게 아니다. 핵심 콘셉트를 찾고, 그것을 상징하는 단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고, 반복하는 것이다. 옐로우카페의 뚱바처럼 

 

나가오카 겐메이에게 좋은 비주얼이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제품의 고향을 찾아주는 일이 나의 디자인이다' 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뿌리 박힌 좋은 물건을 만들고, 지역 사람들이 그 좋은 물건을 애용하고, 그래서 그 물건이 계속 살아 있는 물건으로 존재하는 것. 그 지역에 뿌리박는 길고 긴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과거 티파니 본점에 달려 있던 Tiffany&Co라는 큼직한 로고를 떼어버렸다. 대신 티파니의 상징색인 '블루'를 강조하는 인테리어로 바꾸었다. 정말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점 4층에 가면 티파니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고, 실제로 여기서 차와 브런치를 먹을 수 있다. 

 

미국의 매트리스 회사 캐스퍼 Casper100일 체험 서비스. 종이 박스를 열면 압축되어 들어있던 하얀 매트리스가 부풀어 오르면서 박스 밖으로 나온다. 아기 유령처럼 보인다며 핸드폰으로 촬영해 자발적으로 공유한다. 캐스퍼는 자신들을 '수면 전문가'로 정의하고 고객들을 '소비 전문가'로 대우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검색에 능하다. '시장'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목적의식이 분명하다. 

 

연남참기름은 경북 안동과 예천, 강원도 영월, 제주 한림 등에서 수확한 국내산 참깨를 전통시장 방앗간 장인들이 착유한 것이다. 한 병의 가격이 무려 3만 3천 원이다. 자랑할 수 있는 소비는 살아남는다. 

 

새로운 시대에서 살아있는 존재가 되려면 '나는 무엇이다'를 끊임없이 재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삼진어묵은 1953년 시작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어묵 공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어묵을 만드는 곳'으로 재정의 '주부들이 사는 식재료'가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먹거리'로 바꾼 것이다. 

 

1939년 창업한 한일관은 서울불고기의 대표 점점 더 싱겁게 먹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조금씩 간을 조절해 온 것이 한일관의 장수 비빌이었다. 

 

애플 매장은 '사람으로 완성되는 공간'으로 설계된 것이다. 

 

정확한 비주얼 설계가 만들어낸 '단 하나의 감정 이미지'가 불러오는 마법이다. 

 

와비파커와 같이 온라인의 강자가 오프라인에서도 강한 경우를 보면,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매우 능하고, 자신들의 고유한 가치를 잘 전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호학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전문가 로라 오즈월드는 이렇게 말했다.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을 때조차 소매업에는 항상 커다란 기회가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소매 개념이 사람 지향적이어야 하고, 그 실행에 앞서 디자인이 훌륭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당신이 볼 수 있는 아이디어에 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