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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경제

[책] 폴 크루그먼 불황의 경제학 1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책의 저자 폴 크루그먼은 뉴욕시립대 교수로 MIT 경제학 박사,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이 책을 추천받아서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있었는데요. 사실 누가 추천했는지는 기억이 없습니다. 다만 읽으면서 이 책을 왜 추천했는지는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학이라면 ㄱ도 모르는 문외한입니다만. 주린이로 거듭나며 책을 읽어보고 걸음마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이 책 <불황의 경제학>과 제러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를 함께 보고 있는데요. 마치 집콕 강의실을 오픈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래도 미국은 시장이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금융이 발달한 나라다 보니 데이터를 보며 공부하기 좋더라고요. 약간 학교 다니는 학생처럼 요즘엔 시간표를 짜야하나 싶을 정도로 두 책에 푹 빠졌습니다. 졸리긴 하지만요. 

 

책표지


자리 잡는 자본주의 

 

투자도 투자지만 이 책은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자본주의를 이리저리 고쳐서 쓸만하게 만들어오고 있는 역사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지요. 1챕터에서는 사회주의가 붕괴되며 위치를 확고하게 잡는 자본주의를 살펴봅니다. 

 

1989년 동유럽 소비에트 제국은 갑자기 해체

1991년 소련 자체가 붕괴

사회주의는 엄청난 숙청과 강제노동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후진성과 부정부패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중국도 대약진운동(1958~1960년)과 문화대혁명(1966년~1976년)을 치렀음에도 결국 돈이 최고의 선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자본주의는 지금 자신의 성공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그럴듯한 대안이 없다는 점 때문에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난적은 언제나 전쟁과 불황이었다.

 

자본주의의 적을 전쟁과 불황으로 정의하는데요.

1970년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를 살펴보며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알려줍니다. 챔기름씨는 이 책에서 현금에 대한 아주 훌륭한 설명을 접했습니다.

 

쿠폰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유통되는 통화량과 불황에 대해 설명하는데 제가 여태까지 들었던 설명중에 가장 이해하기 쉬었습니다. 역시 노벨상은 아무나 받는 게 아닌가 봐요. '0'

 

베이비 시팅 조합의 불경기는 조합원들이 아이 돌보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생산 능력이 아니라 유효수요의 부족에 있었다. 현금을 모으는 일에만 사람들의 신경이 집중되면서 실제 재화의 소비가 현저히 감소했던 것이다. 튼튼한 경제에도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불황은 보통 대다수의 대중이 현금을 쌓아둘 때, 다시 말해 투자보다 저축을 하려고 할 때의 문제이며, 이는 더 많은 '쿠폰'을 발행하는 것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쿠폰 설명은 나중에 연준의 돈 풀기나 통화량 증가 등을 이해할 때 유용하게 이용할 거 같습니다. 


 

챕터 2에서는 한 나라의 금융문제가 어떻게 세계적으로 영향을 주는지 그 실마리를 찾아봅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점점 더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고요. 특히 이 부분에서는 남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지리적으로도 감정적으로 더 너무나 먼 나라라서 더 흥미로웠던 거 같아요. 

 

과거 몇 세대 동안 라틴아메리카는 통화위기와 은행파산, 극도의 인플레이션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금융 문제의 광풍에 시달렸다. 포퓰리즘 정책을 펴려면 돈이 필요했고, 그래서 정부는 둘 중 한 가지 방식에 의존했다. 하나는 부주의한 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국제수지 불균형과 대외 채무불이행으로 나타났다. 다른 하나는 화폐의 남발이었고, 그 결과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었다.

 

뉴욕에서의 1달러 신용축소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몇 페소의 대출 회수로 이어진다. 

 

데킬라 위기 발발 후 14년이 지났을 즈음,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1994~1995년의 사건(테킬라 위기)과 너무나도 흡사한 금융위기를 겪기 시작했다. 우리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엉뚱한 교훈을 배웠음이 명백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멕시코 문제가 전혀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선진국 문턱까지 갔던 나라입니다.

 

한국의 미래를 논할 때 자주 언급되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너무 라떼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우리가 옛날에 공부할 땐 아르헨티나는 그런 예시로 종종 배웠습니다. 책에서는 시간이 지난 후에 남미가 어떤 문제를 겪었고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 과정을 설명합니다. 

 


 

일본의 버블과 장기 불황

 

모든 경제학자들이 경제에 대해 전체적으로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소재가 바로 일본의 버블과 장기 불황입니다. 특히 폴 크루그먼은 불황에 대해 잘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가 쉬웠습니다. 어떤 나라는 급격한 침체를 겪고 가파르게 회복하기도 하지만 일본은 아주 꾸준하고 천천히 불황을 겪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어요.  

 

일본 정부가 보증하는 게이레쓰 기업에 신용을 제공하는 일 정실자본주의 cromy capitalism는 경제 불안의 근원으로 지목되었다.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  : 어떤 일이 잘못될 경우, 그 부담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게 해 놓고 자신은 일정 수준의 리스크만 감수하기로 결정한 상황

 

1995년 멕시코, 1998년 한국, 2002년 아르헨티나와 달리 일본은 재앙 수준의 경기후퇴를 경험하지 않았다. 거품 붕괴 후 10년 동안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이 떨어진 해는 단 두 해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일본의 경제는 과거의 경험이나 당시의 능력에 못 미치는 결과만을 보여주었다. 성장률 둔화 growth recession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경제가 성장하긴 하지만 그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아서 갈수록 더 많은 기계와 인력이 놀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 각 나라마다 사람들의 성격이 경제에도 반영되는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꾸준히 천천히 지속되는 불황이 뭔가 일본스럽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큰 부분은 아니지만 한국의 IMF 시절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챔기름 씨는 어렸기 때문에 우리의 어려움에만 집중했지만, 알고 보니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외환위기로 당시 상당히 많은 국가가 어려움을 겪었더군요. 더불어 일본도 영향을 받았지요. 

 

태국에서 나쁜 뉴스가 터지면 신흥시장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고, 그러면 아시아의 모든 나라에서 자금이 인출되는 것이다.

 

우드스톡에 모인 경제전문가들이야 인도네시아와 태국을 전혀 다른 경제국으로 보겠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확신을 잃고 발을 빼기 시작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엔화는 1995~1997년 땅바닥에 추락했다. 대부분의 아시아 통화가 어느 정도는 달러에 고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엔화의 하락은 아시아 각국의 수출품이 일본 시장에서는 물론 일본 상품들과 경쟁하는 다른 곳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잃게 만들었고, 이들 국가의 수출 둔화로 이어졌다. 

 

1931년 뱅크런으로 미국 은행의 절반 가량이 파산했다. 극도로 보수적이어서 평소에도 지나치리만큼 많은 현금을 갖고 있던 은행들만이 겨우 살아남았다. 

 

아시아 경제를 파멸로 이끈 것은 과거와 달리 달러로 빌린 새로운 채무였다. 

 

우리는 IMF 시절이라고 부르지면 세계적으로는 동아시아 외환위기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국민들이 과소비가 심했다는 둥 지금 생각해보니 말도 안 되는 뉴스가 많았었네요. 물론 부실기업들이 무리한 대출을 해서 부도가 난 경우는 있었지만요. 그때 부모님 사업이 망해서 고생했던 친구들이 있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다들 사람 구실하고 훌륭하게 잘 컸습니다. 

 


 

부적절한 정책들 

 

그런데 문제는 동아시아 외환위기와 일본의 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이 부적절했다는겁니다. 적어도 폴 크루그먼 저자의 말에 따르면 말이지요. 

 

아시아에 금융위긱가 닥쳤을 때 이 나라들이 내놓은 대책은 불황기 미국의 그것과는 거의 정반대였다. 정부의 긴축재정은 전반적인 추세였고, 이자율은 때때로 가혹하다 싶을 만큼 올라갔다.

 

위기가 닥치자 아시아 자국 정책의 상당 부분이 워싱턴 관리감독 아래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국제통화기금과 미국 재무부 말인데, 이들 기관의 브레인은 말 그대로 혀를 내두를 수준으로, 역사상 이토록 많은 일급 경제학자가 이토록 엄청난 권력을 지닌 자리에 앉았던 적은 없었다. 

 

한국이 IMF 시기를 겪을 땐 어려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같은 반 친구 중에 집이 망했다거나 아버지가 실직하셨다는 등은 비일비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뭐 다들 티를 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몰랐지요. 우리는 상당한 고통을 감수했고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했습니다. 

 

책에서도 IMF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요. 

 

국제통화기금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 국제통화기금은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의 상황에 개입해 정부의 긴축재정 요구. 세수 증액과 지출 삭감을 통해 대규모 재정적자를 피하라고 지시. 그러나 이 지침을 따른 나라에서는 수요 감소로 불황 악화. 지침을 따르지 않은 나라에서는 시장의 패닉 현상 

2. 태격을 입은 경제에 돈을 빌려주는 대신 '구조조정' 요구. 통화 및 재정 정책 훨씬 이상의 사실상 국제통화기금 권한 밖의 변화 요구. 

 

IMF가 한국에 요구한 부분들 정부의 긴축 제정, 세수 증액, 지출 삭감 등이 보입니다. 이를 잘 실행한 나라는 수요 감소로 불황이 악화되고 따르지 않은 나라는 시장 패닉이 있었다니 이건 뭐 진퇴양난이었네요. 하여간 한국은 국민들의 노력으로 이 어마어마한 시간을 잘 견뎌왔지요. 

 

책에서는 또 이와 같이 언급합니다. 

 

브라질과 한국 같은 나라들에게는 분명 악몽처럼 느껴질 것이다. 경제위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갖은 노력을 했지만, 지금 그들은 1990년대와 같은 위기를 처음부터 다시 겪고 있다. 다음번 대응이 정확히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금융 세계화는 분명히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임이 드러났다.  

 

그러니까 세계화의 위험을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한 것과 다름이 없었던 겁니다. 

 

여기까지가 책의 전반부입니다. 

후반부도 이어서 정리합니다.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단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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